친절한 사람들과 와인이 기다리고 있는 포르투
포르투갈은 2016년도 경에도 한 번 와 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일정상 리스본만 들렀다 갔었다. 리스본만 해도 특유의 relaxing한 분위기와 겸손하고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저렴한 물가 덕분에 좋은 기억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공교롭게도 포르투만 방문하게 되었다. 리스본과는 또 다른 경쾌함이 묻어 있는 아담한 도시다.
포르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인상깊은게 바닷 냄새가 머금은 바람이다. 살면서 이런 정도의 경쾌함을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대서양의 바닷줄기가 도시를 관통하는 이 곳의 공기를 맡으면 약간의 비릿한 바다 냄새가 섞여 이곳이 항구도시인지, 와인의 산지인 내륙 도시인지를 헷갈리게 한다.
포르투는 작은 도시라 특별히 복잡하게 일정을 계획하고 오지 않아도 된다. 자연스럽게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된다. 신선한 생선 요리들을 파는 강변의 레스토랑들과, 와인의 산지답게 다양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와이너리 샵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으므로 여기까지 왔다면 반드시 수산물과 와인위주의 레스토랑들을 여럿 돌아다녀보길 추천!
오랜 행군으로 발목이 간간히 시리고, 끝없이 허기와 함께 잠이 올라왔다. 자고, 먹고, 걷고, 마시고 .. 우연히 한국에서 혼자 여행하는 분과 만나 와인도 마셨다.
도시의 ZARA 매장도 들렀는데 가격이 참 저렴했다. 순례길을 8월에 시작했는데, 포르투에 도착하니 어느덧 10월이 되었다. 유례없는 폭염을 지나온 스페인, 포르투갈도 가을바람이 슬슬 스며드는 계절이었다.
포르투갈의 색감은 항상 채도가 높다. 지중해권 국가들은 확실히 밝은 채도의 빛을 보고 살아서 그런 것 같다. 예를들면, 그들의 노랑은 일반 노랑이 아니고 샛노랑이다. 고흐의 해바라기 작품을 보면, 해바라기의 노란 꽃잎 색깔이 눈부시도록 샛노란걸 알 수 있다. 한국 작가들이 사용한 일반적인 노랑색이 아니다. 고흐는 해바라기 작품을 지중해의 태양 아래서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 노랑색은 당시 지중해의 태양색을 반사하는 샛노랑이었다고 한다.
카페의 청록색 벽과 도시의 주황색 기와들. 다채로운 색깔에 눈이 황홀해 진다. 우울 할래야 우울 할 수가 없는 도시이다.
참고로 저렴하게 여행하고자 하는 여행자는 Sandeman hostel 을 강력 추천한다.
- 일단 직원들이 엄청 친절하고 영어를 잘한다.
- 넓은 로비공간이 있어서 노트북을 하고, 다른 여행자들과 친해지기 쉽다.
- 객실이 물론 도미토리형식이지만 프라이버시를 잘 보호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 샤워실, 화장실이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어, 서로 사용시간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
- 바로 아래 Sandeman winery가 있어서 질 좋은 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다.
- 도시의 중앙부와 매우 가까워서 걸어서 모든 곳을 다닐 수 있다.
- 강변에 위치해 있어 야경이 멋지고, 밤 늦게까지 와인을 마시다 귀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