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골치 아픈 예루살렘

신밧드의 모험 2025. 2. 27. 11:09

2022 텔아비브 시내

 

 

나는 사실 이스라엘 사람들을 싫어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약간의 트라우마가 있는데 그것은 이스라엘인들에게는 이방인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기본적인 정신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 앞에 나만 특별해라는 이 유대인들의 사고 구조는 2000년 전에는 예수를 배척했으며 지금은 팔레이스타인을 공격하고 있다.  해서 황금 예루살렘성에 메시아가 재림한다는 그 믿음으로 아직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죽으면 자신의 관을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마주 볼 수 있도록 배치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이란 참으로 한 인간 뿐 아니라 세대를 거듭한 집단적 사고까지도 지배하는 무서운 거란 생각이 든다. 특히 성경은 굉장히 힘이 있다. 성경은 아주 대중적인 언어로 전 세계에 출판되었고 그 학습 과정이 시스템적이며 인류의 역사에 유기적으로 녹아 있기 때문에, 지구상 60억 현대인들 중 아무도 예수를 눈으로 본 사람은 없지만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힘, 한 인간의 온 인생을 기꺼이 헌신하게 만드는 힘, 세대를 여러 번 거처도 믿는 이들끼리는 동일한 소망을 품고 결의를 다지게 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소중한 믿음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저 이방인들, 마녀와 이슬람교도들과 게으른 사람과 저축하지 않는 사람과 동성연애자와 성경을 거부하는 자들을 십자군의 이름으로 처단하는 뜨억~함을 나는 도무지 받아 들일 수 없다.

 

그 뜨억~함은 2024년 네타냐후의 가자지구 공격성에도 나타나지만 내가 여행했던 그 시기에도 소소하게 나타났다. 이 도시 사람들은 도무지 친절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여러 차례 길에서 만난 다른 이스라엘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보는 경우가 있었는데 하나 같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무시를 당했다. 나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심지어 구글에 왜 이스라엘 사람들은 친절하지 않은지를 검색해 보기도 했다. 나만 겪는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일반화된 국민성인가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람의 믿음은 변하지 않고 그 사람이 죽어야 끝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올리브 동산에 감람나무 꽃이 피고 저 황금 예루살렘성이 진짜 빨리 지어져서 메시아가 오든지 말든지 해야 이 오래된 이야기의 결말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00년 전 이집트에서 도망 나와서 한 세대가 광야에서 죽고 다음 세대가 되어서야 들어간 가나안 땅이 바로 지금의 팔레스타인들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 있는 쪽이다. 유대인들에게는 그들의 하나님이 점지해 주신 땅이니 기어코 그곳에 갈 것 같다. 이번 생애 안되면 다음 생애라도 들어가지 않고는 이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남한과 북한의 갈등 보다도,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갈등 보다도 더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는 갈등이 바로 이팔전쟁 일 것이다.

 

홀로코스트 박물관



예루살렘에는 나치에 의해 희생당한 유대인들의 역사를 기리는 홀로코스트 박물관 (Yad Vashem Jerusalem)이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유대인들의 희생을 알기 원하는 마음을 담아 입장료를 무료로 개관하고 있다. 실제로 들어가서 하나하나 관람을 하면 시간이 꽤 걸리고 속이 메스꺼워서 다 보기가 힘들다. 거의 가감 없이 당시 상황을 묘사해 놓았다. 중간중간 심약한 다른 관람객들은 흐느껴 울거나 실신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똑 같은 짓을 팔레스타인에 저지르고 있는 이스라엘의 아이러니가 나타난다. 자신의 민족은 인류애를 망각한 나치의 희생양으로, 팔레스타인에게는 약육강식의 현실주의 논리로 다가 간다는 점이 그렇다.

 

바야흐로 우경화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인 것 같다. 이탈리아와 일본에 이어 미국과 독일까지. 20세기는 UN으로 점철된 글로벌/이상주의가 지배한 세상이라면 21세기는 총과 대포를 앞세운 현대판 십자군 전쟁의 시대가 된 것 같다.

 

텔아비브의 한 호스텔 저녁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