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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지우자이구 (구채구) 여행, 중국의 스위스

신밧드의 모험 2026. 3. 29. 23:50

청두시내에서 구채구를 자유여행으로 가려면 여러가지를 예약해야 한다.


1. 동청두역에서 황룡구채구역 구간의 기차
2. 황룡구채구역에서 구채구입구까지 가는 버스
3. 구채구입구에서 숙박할 수 있는 호텔 2일치
4. 구채구 입장권
5. 구채구입구에서 황룡구채구역 까지 돌아올 버스
6. 황룡구채구역에서 동청두역까지 돌아올 기차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4번이다. 종종 Sold Out 되어 있기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애매한 타이밍의 입장권일 확률이 크다.
그래서 4번 입장권이 아침 9~11시 구간에 입장가능한 걸로 확보가 되면 나머지 1번부터 순서대로 예약하면 된다.


아침일찍 호텔을 나서니 어느덧 밤에 비가 내렸다. 한국에도 봄이 오고 있지만 여기는 벌써 봄비가 내리는거 보면 이 곳은 계절이 좀 더 빠르다.
여러모로 춘시루 근처에 호텔을 잡으면 청두 전역을 이동하기가 편하다. 동청두역까지는 4호선으로 대여섯 정거장만 쭉~ 타고 가면된다. 30분도 안걸린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복병은 동청두역의 규모가 어마어마하고 그 큰 공간에 사람들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식당이든 화장실이든 탑승구든 줄이 끝도 없이 서 있다. 미리미리 넉넉하게 시간계산을 하고 가야한다. 청두는 남한 전체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2천만명이 사는 곳이다. 그리고 중국은 Trip.com 이라는 내수 여행사가 꽉 잡고 있어서 호텔이든 기차든 여길 통해서 예약하는게 편하고 예약을 했으면 별도로 승차권이나 입장권은 없다. 그냥 신분증(여권)을 들고가면 여권번호를 전산으로 맞춰보고 입장을 시킨다. 여러모로 paperless 가 완전히 이루어진 나라인듯하다. 난 아직까지 중국 돈을 실물로 본적도 없을 정도이다.

황룡구채역에 내리면 고산지대의 청명하고 서늘한 기운이 사람들의 텐션을 한 두단계정도 업시켜준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모두 얇은 패딩을 껴입기 바쁘다. 기차역을 나갈때도 여권을 준비해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가야한다. (주로 중국현지인들은 주민등록증을 이용해서 빨리 빠져나가지만 외국인들은 여권을 개찰구에 인식시켜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여권 인식기는 보통 맨 오른쪽에 위치해 있어서 외국인들은 줄의 맨 오른쪽에 서는 버릇을 들이면 좋다.)
앞으로 두시간 정도 버스를 타야 하기 때문에 역 주변의 식당에서 간단히 요기를 해둬야 한다.


버스를 타면 이런 풍경의 도로를 2시간을 달려가는데 나는 풍경을 보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곳은 티벳 자치구와도 접경지역이라 실제로 구채구는 8개의 티벳부족이 살던 터전이었다. 곳곳에 티벳인들의 마을들이 보인다. 1960년대에 들어서야 중국정부에서 관광지로 개발하게 된 곳이다.

 

첫날 조금 일찍 도착한 숙소에서는 주변 상점들이 무엇이 있나 어슬렁 거리면서 조용히 쉬기 좋다. 그리고 구채구 입구만해도 2500 미터 정도의 고산 지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렇게 여유로운 적응 시간을 갖음으로써 혹시나 모를 고산병에 몸을 적응시키는 것도 좋다. 오랜만에 매운 음식 일색인 청두 시내에서 벗어나 슴슴한 음식들을 판매하는 곳이 있어서 반가웠다. 밖에 공기가 산 밖이라 무척 차다. 

 

아침에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밤새 눈이 흠뻑 내렸다. 서울에서는 꽃구경을 가는 날씨인데 이 곳은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구채구 입구에 가는 택시에서 얘기를 들어보니 이렇게 밤새 눈이 내리면 구채구 관광하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운이 좋은거라고 한다.

 

구채구 입구에서 다시 30분간 오래 버스를 타고 산꼭대기를 올라가면 일명 "대나무 화살 호수"라는 곳에서 모든 일정이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서 일시에 쏟아져 내려 비장한 마음으로 경쟁하듯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런데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결국 내 작은 얼굴 하나 사진찍을 정도의 공간은 충분히 나온다. 풍경은 광활하다. 구채구 전체를 하나의 풍경도 놓치지 않고 하루에 다 보는 건 불가능하다. 어차피 취사선택한 풍경들 안에서 각자 흩어져 사진들을 찍기 때문에 처음에만 사진 스팟 경쟁이 좀 있고 그 이후로는 매우 여유롭다. (적어도 나는 비수기에 가서 그런걸지도?)

 

주요 호수들 사이는 거리가 꽤나 멀기 때문에 이렇게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한다. 버스도 자주 오는 편이므로 너무 탈려고 애쓰지 말고 여유를 갖고 코스들을 즐기면 된다.

 

 

8시간 정도 걸렸다. 구채구 전체는 관람하지 못했고 그건 시간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내 체력이 더 이상 안되었다. 걷고 또 걷고 바쁘게 움직였지만 결국 많은 스팟들을 놓쳤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이 거대한 그랜드캐년 안에서 그 그림의 일부로서 녹아들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나중에는 굳이 또 다른 호수들을 보지않아도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신선이 거니는 산에 갔다가 꿈 꾸다 온 듯한 느낌으로 아침에 일어나니 버스 회사로부터 위챗이 왔다.

"오늘은 손님이 별로 없어서 작은 소형 자동차로 바뀌었어. 너희 호텔로 데리러 갈께"

그렇게 오는 길은 더 쾌적하게 택시 기사와 인도네시아 3 가족 손님과 오붓하게 올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청두 시내로 와서 탄수화물 음식들을 좀 챙겨먹고 빨래를 하고 다시 낮잠을 늘어지게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