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 리스본

신밧드의 모험 2025. 2. 23. 22:38
2019.5

 
초등학교때는 땅 끝 마을이라고 하면 주로 강원도 속초나 아니면 해남 정도를 떠올렸었다.
그러나 내가 지금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을 더 확장해 보자면 북쪽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넘어 터키를 거쳐 유럽대륙 까지가 거대한 유라시아 원판일 것이다. 그리고 리스본은 그 최정점에 있는 푸르른 창공과 바다 너머로 정말로 미지의 바람이 불어오는 그 땅 끝 도시이다.
그리고 포르투갈은 스페인, 네덜란드와 더불어 발전한 천문학과 항해술을 바탕으로, 그리고 용감한 모험가들의 심장을 엔진삼아 식민지 개척 경쟁의 선두적 위치에 섰고, 위 기념비 광장에 가보면 당시 인도와 남미 대륙까지 진출하여 후추과 금을 빨아 들였던 시대의 자긍심의 목소리가 지금도 귓전에 남아 있는 듯 하다.

 
포르투갈은 제국이었다. 마카오와 브라질, 모잠비크와 인도를 누비며 오랜동안 1970년대 까지 식민지를 경영했다. 그런데 현재의 포르투갈인들은 놀랍도록 차분하고 친절하다. 스페인 사람들은 여전히 호전적이고 성깔이 있어 보여서 일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지만 포르투갈 리스본 시민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호령했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포르투갈에 도착한 첫 날, 한 호스텔의 검은 파마머리를 한 눈썹이 짙은 여자애가 손님을 맞는데 '여권 좀 주세요' 라는 말 대신 '포르투 지방에서 생산된 와인인데 한잔 드세요' 라고 하였다. 달콤한 레드와인을 한잔 하자마자 열 댓시간의 비행의 피로가 풀렸다. 사람들은 수줍음이 많고 도시의 밤에는 짠 바다 바람이 축복처럼 불어온다. 오만하고 콧대높은 유럽인들과는 다른 민족임을 느꼈다.
 

 
이 나라에서는 진정 위험함이라는 걸 못 찾아봤다.
포르투갈에서 유일한 위험함이란 작열하는 태양과 시시때때로 모자를 빼앗아버리는 바다 강풍 정도일 것이다. 햇살 좋은 호스텔 하나 잡아서 늘어지게 대서양과 지중해를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왜냐하면 그것에 포르투갈의 모든것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양국가로서의 역사와 지중해의 휴식, 항해사의 포부와 시골스러운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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