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거창하게 시작해서 뭔가 대단한 일을 이룬양 조금 창피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점점 그 종착지가 다가오게 되면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참여자들이 묘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나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냥 스포츠 같은 의미밖에 없었기에, 여정 내내 가벼운 마음뿐이었지만
종착지를 하루 이틀 앞두고서는 뭔가 센치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같이 동행하는 사람들과 좀 더 속 이야기도 더 하고 그럴껄.
막상 지나고나니 좀 더 배려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기도 하고
좀 더 친하게 다가가지 못한 것들이 막상 마지막때가 되니 기억에 남았다.
어차피 지나가는 인연들이지만 그런 작은 순간들도 소중하게 챙기지 못한 것들이 나중엔 아쉬움으로 남았다.
각자 순례길에 참여한 목적들이 다르다.
이 스페인 친구는 난치병 어린이 환자들의 후원을 모금하기 위해 이 여정에 참여했다고 한다.
드디어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로 입성하는 마지막 날
완전히 거지 꼴이 다 되었다.
이쯤되면 챙피한 것도 없다.
어떤 아주머니 들은 브라랑 팬티들도 그냥 배낭 밖에 옷핀으로 달아서 말리면서 걷기도 한다.
피곤과 안도, 성취, 아쉬움 같은 감정들이 섞여진 채로 마지막 길을 걷는다.
그리고 마지막 며칠에는 그동안 못보던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는 걸 볼 수 있다.
마지막 짧은 구간만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여행자들이 합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3~4일 정도는 거리에 사람들도 많고 활기찬 분위기 이다.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골목길
대성당에 도달을 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
각자의 머리속에 파노라마로 떠오르는 기나길 각자의 여정들을 감상하며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햇빛을 맞으며 드러누워 있다.
이것으로 버킷리스트 하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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